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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몰 비용의 오류에 빠진 아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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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10-20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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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분쟁이 시작된지 100일이 지난 후 산업자원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대일 수출물량이 0.3% 줄어든 반면 일본의 대한 수출물량은 7% 줄었다. 이뿐만 아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일본의 생산유발 감소효과가 3500억원에 이르고 한국은 일본의 1/9 수준에 불과했다. 일본이 한국의 주요 전략상품의 소재인 3가지, 즉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화 폴리아미드를 규제했지만 한국 기업은 대안을 찾아 나섰고 국산화를 이뤄내고 있다. 100일 동안의 결과를 본다면 일본 아베 정부는 무역 분쟁에서 참패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 국민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펼치고 있고 지소미아 종료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우리 정부에 일본 정부는 당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부는 그들이 먼저 시작한 한일 무역 분쟁을 거둬들일 생각이 없는 듯해 보인다. 수치상으로 실패한 것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고 일본 광광 불매운동으로 한국 관광객일 발길을 끊은 중소도시 주민들이 아베를 향해 크게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결코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몇몇 강경한 우익 참모들과 논의해 결정한 이 무모한 싸움에는 단순하게 경제적인 포석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과의 역사적인 진실을 외면하고 회피함과 동시에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의 헌법 개정을 위한 획책이 담겨져 있어 자신들의 잘못된 결정을 거둬들일 의사가 없는 것이다.

  경제학 용어 중에 '매몰 비용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개인이 어떤 행동을 선택하면 그것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이전에 투자한 것이 아깝거나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깊이 개입해 가는 의사 결정 과정을 말한다. 예컨대 빌려 온 비디오테이프가 재미없을 경우, 사람들은 비디오테이프를 빌리는 데 돈을 지불했기 때문에 어떻든 그것을 다 본다거나, 몸이 아픈데도 휴일을 위해 돈을 많이 들였기 때문에 외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그것이 가장 바보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한 번 지불된 비용은 절대로 되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아베는 지금 바보스럽게도 '매몰 비용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아베가 지난 16일 국회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우리는 대화를 항상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기회를 닫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마침 22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일본통으로 알려진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그리고 24일에는 이 총리와 아베의 대화가 있다고 발표됐다. 이 기회로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베는 아직 한일 관계 청산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몰 비용의 오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고도 자기 정권의 강화와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위해 직진하는 아베 정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이 더욱 반듯할 필요가 있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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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